2020년도 끝물이다. 11월 중반을 향해 간다. 8월 한달 열심히 놀러다닌 후 그 이후로는 뭘 했는지 잘 모르겠다. 9월부터 10월까지는 인상깊은 기억이 딱히 없다. 그냥 매일 운동갔다 알바하고, 약속이 없는 날은 집에 와서 공부했다. 사실 말은 공부를 했다고 하지만 진짜 집중해서 공부한 시간은 하루 30분 남짓이었던 것 같다.
9월부터 10월까지는 일종의 슬럼프 또는 매너리즘을 겪었던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원노트에 쌓인 필기장을 보아하니 그렇게 깊게는 아니더라도 올 한해 꽤 많은 전공과목을 공부했다. 적어도 7월까지는 정말 열심히했다. 매일 3시간 이상 책상에 앉아 못해도 2시간 정도는 집중했다. 인생 최고의 집중력으로 강의를 듣고 예제를 풀어내려고 노력했다.
그러다 8월이 되어 방학이라는 핑계로 여기저기 놀러다녔다. 다해봐야 10일 남짓이었지만 오랜만의 여행에서 다시 규칙적인 생활로 돌아오는 게 어려웠다. 그래서 목표의식도 희미해지고 집중력도 많이 떨어진게 아닌가 생각한다. 매일매일 즐거웠던 운동은 어느새 처음 시작할 때처럼 하는 둥 마는 둥, 아침이면 '오늘 하루만 쉴까'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됐다. 공부를 한다고 책상에 앉아서는 5분에 한 번씩 휴대폰을 집어든다. 강의는 아주 조금 듣고 시간을 흘리다보면 자정을 넘긴다. 차라리 일찍 자기라도 했으면 좋았을텐데, 씻고 누워 다시 새벽까지 휴대폰을 만지다 빠르면 2시, 늦으면 3~4시나 되어서야 잠에 든다. 만성피로 마냥 아침에 일어나도 개운하지가 않고, 저녁까지 피로함이 이어지는 악순환이다.
11월부터는 마음을 조금 고쳐먹고자 노력 중이다. 중학생을 멘토링하는 대외활동도 시작하고, 이와 비슷한 학교 동아리에도 새로 가입했다. 요즘은 알바하는 회사에서 경남 지역에 코딩 수업을 다닌다. 거리가 멀다보니 새벽 5시에 출근하는 경우도 있고, 그정돈 아니더라도 6시쯤 일어나 일찍 출근해야 하는 경우가 일주일에 두 세번 정도 있다. 처음엔 규칙적인 생활을 뺏겼다는 것에 분노했지만 지금은 하루를 빨리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집중력은 아직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사실 지금까지 학교를 다니면서도 올해 상반기만큼 집중력을 발휘한적이 없었다. 시험공부를 하는 와중에도 계속 눈은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휴학하면서 공부한 것들이 겨우 한칸 올라설만한 계단이라고 할지라도 난 집중력만큼은 꼭 길러서 복학하고 싶다. 휴대폰을 멀리하려는 노력은 계속하고 있다. 쉽진 않지만..
운동을 시작한지는 반년을 넘겼다. 지금까지 운동을 잘못한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잘한 것 같지도 않다. 본격적으로 식단 관리도 해보고 효율적인 운동법을 찾아 루틴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동안 중량 욕심에 빠져 무리하게 중량을 늘렸지만 이제는 나에게 가장 잘 맞는 무게에서부터 다시 시작하며 자극의 집중하려고 한다.
길었던 휴학생활도 어느덧 끝이 보인다. 군대에서는 이맘때쯤 복학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모쪼록 남은 약 3.5개월 성공적인 마무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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