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톤보리 4

오사카에서 여유 찾기 마지막 날, 2월 18일

끝이 있는 여행 여행의 마무리는 항상 아쉽다. 그런데 솔직히 이번 여행은 별로 안그랬다. 너무 많이 걸어 진이 빠진 탓인지, 아니면 그토록 오고 싶어하던 일본에 5일이나 있으며 질리도록 경험했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또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들었다. 정들었던 숙소와 작별했다. 10시까지 체크아웃 하지 않으면 추가료 만원을 부과한다고 해서 일어나자마자 급하게 나왔다. 며칠을 있었음에도 체크아웃 직전에서야 숙소사진을 찍었다. 안녕 지구인. 사실 전날 우리는 계획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음에도 마지막 날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게을러서는 아니고, 갈만한 곳을 몇시간을 뒤져도 가고 싶은 곳이 없었다. 사진 찍을 만한 곳도 없었다. 겨우 하루로 오사카를 다 둘러본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

225.kr/여행 2020.02.21

오사카에서 여유 찾기, 2월 17일

마지막 날 다들 오사카 4박 5일은 길다고 했지만, 2박 3일로 왔으면 후회할 뻔했다. 나는 아무리 가까운 나라를 가더라도 해외여행이라면 기본적으로 5일은 잡고 가는 편이다. 여유롭게 많이 보려는 이유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여행에 질리기 위해서이다. 5일 동안 아침 일찍 움직이고, 한 손엔 카메라 한 손에는 지도를 들고 한참을 걸으면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다. 음식도 처음엔 맛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의 자극적인 맛이 그리워진다. 그러면 어느 순간부터 여행이 의무처럼 바뀌는 것이다. 5일이 딱 적절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에 질리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을 즈음 여행을 마쳐서 아쉬움과 여운을 남기지만, 귀국 후 3개월간 해외여행을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충분히 여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이번 여..

225.kr/여행 2020.02.18

오사카에서 여유 찾기 전환점, 2월 16일

날씨요물 출발 전 한국에서 오사카 날씨를 검색해보니, 이틀 정도는 흐리고 이틀 맑다고 했다. 그리고 또 하루는 비가 온다고 했다. 이 날이 비가 오는 날이었다. 어느 덧 여행의 중반을 맞이한 날, 아침부터 빗소리와 어두컴컴한 하늘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국내 여행까지 전부 포함하면 여행할 때는 대부분 날씨가 안좋다가도 좋았는데, 블라디보스톡 여행을 기점으로 날씨 요물이 되어버렸다. 그 당시 블라디는 장마였긴하지만, 여행하는 5일 내내 비가 왔다. 그래도 우리나라 장마만큼은 아니고 우산없이 다닐만한 부슬비 정도라 나쁘지 않았다. 카메라랑 옷이 조금씩 젖는건 신경쓰였고, 맑은 풍경을 못본다는게 너무 원망스러웠지만 그래도 우천 감성을 찾으며 어느 정도 합리화에 성공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비가온다고 했을 ..

225.kr/여행 2020.02.18

오사카에서 여유 찾기, 2월 15일

오사카로 여행 첫날 이른 아침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길을 헤매느라 피곤해진 덕분에 꿀잠을 잘 수 있었다. 숙소에 돌아와 사진 몇장을 보정하며 다음 날의 계획을 조금 이야기하다 11시쯤 오전 9시에 알람을 맞춰두고 잠들었다. 그런데 한가지 수치스러운 것은 집에서 짱구(네이버 클로바)라고 부르는 스마트 스피커에게 알람을 꺼달라고 '짱구야~'라고 부르는 걸 숙소에서도 했다는 것이다. 알람소리를 듣자마자 깨면서 힘차게 짱구를 불렀는데, 대답을 안해서 눈을 떠보니 내 방이 아니었다. 여행온 것을 잊을 정도로 꿀잠을 잤나보다. 같이 간 형은 내가 짱구를 진짜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한다. 9시에 잊지도 않은 짱구를 찾으며 일어났다가 웃으며 다시 잠들고 기적같이 10시 정각에 깼다. 11시 체크아웃이라 바쁘게 씻고, 짐을..

225.kr/여행 2020.02.18